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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 먹는다면 그는 무엇이든 훔칠 수 있었다. 빛나는 재기, 세심한 배려, 너그러움과 온화함, 우아함, 재치, 슬픔에서 우러나오는 깊이, 허무한 쓸쓸함의 달콤쌉싸름함, 차가운 카리스마에 이르기까지, 매력적이고 반짝이는 것들을. 그는 사람들로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조각들을 훔쳐내어 새벽이 지나도록 황홀하게 바라보고 있곤 했다. 어느날 이 반짝이는 것들을 한 데 모으면 얼마나 굉장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을 들여 완벽하게 만들어진 빈 육체를 구하고,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품성의 조각들을 섬세하게 장착해 넣기 시작했다. 인간은, 들여다보면 누구의 안에서나 작은 반짝임을 볼 수 있다. 이 사람에게서는 인정, 저 사람에게서는 지성 하는 식으로. 많은 종류의 반짝임을 한꺼번에 갖고 있는 사람도 있고, 갖고 있는 그것이 눈이 부실 정도로 강하여 많은 이를 눈멀고 목마르게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아무튼 한계는 있었다. 완벽에 가까운 문장을 구사하지만 옆에 있는 타인은 제대로 배려하지 못하는 사람, 천상의 목소리를 갖고 있지만 금전감각이 없는 사람, 주위사람들을 잘 배려하지만 업무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을 그는 견딜 수가 없었다. 어느 분야에서 그처럼 빛나면서도 왜 다른 분야에서는 그토록 어처구니없도록 엉망일 수 있는 걸까. 그런 단점들때문에 그가 사랑하는 재능마저 바래보이는 느낌은 정말 허무하고 화나는 것이었다. 빈 육체에 그가 수집한 조각들을 정성스럽게 채워넣으며 그는, 단점따위는 하나도 넣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드디어 완벽에 가까운 인간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순간부터 문제가 생겼다. 어떤 조각들은 영 속성이 맞지를 않는 것이다. 털털하고 꾸밈없는 성품과 우아함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남에게 폐를 끼치지도 받지도 않으려는 예민함과 푸짐한 배려가 서로 반발했다. 맞지 않는 조각들을 억지로 맞춰넣으려던 그는 결국 지쳤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사실 이 모든게 한번에 들어갈리가 없잖아. 속성이 비슷한 것들을 선별해서 넣어야겠군. 물론 그렇다고 사양을 낮추고 싶진 않았기 때문에 그는 요소들을 세심하게 점검했고 매칭율이 높은 것들 중에서도 최고급의 조각들을 골라냈다. 모든 조각은 몇번이고 점검하여 적당한 크기로 조절해놓았다. 배려가 지나쳐 오지랖이 되거나 침착함이 지나쳐 냉정함이 되지 않도록. 살짝 글루미한 매력이 지나쳐 찌질함이 되지 않도록. 애쓴 끝에 훌륭한 인간이 완성되었다. 그것을 이루는 요소는 어떤 것이든 빛나는 조각들이었다. 그러나 이상했다. 부족한 것은 없을 텐데도 깊이 역시 없었다. 빛나는 것들 뿐이었는데도 어쩐지 평범했다. 그는 손대고 손대고 수백번 수천번을 계속하여 고쳤고, 단점과 장점은 같은 뿌리에서 자라나며, 단점을 완전히 거세한 장점이란 거의 존재시키기 힘들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달았다. 의욕과 자포자기가 뒤섞이고 몇천번의 수정이 반복되면서 그 과정은 오히려 점점 그의 취향을 반영해갔다. 덜 반짝인대도 좀더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고, 정말 싫은 단점을 동반한 장점이라면 아무리 반짝여도 미련없이 버렸다. 결국 그의 피조물은, 더이상 무엇을 어떻게 손대야 할 지 알 수 없는, 완성은 아니지만 완성 비슷한 상태에 도달했다. 마지막에 그것은, 그 자신보다 조금 나은- 그러나 크게 다르지는 않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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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hai 메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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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두개골은 정말..
by 민트쵸코 at 11/26 ㅋㅋㅋ 감사합니다~~.. by khai at 11/25 요즘 계속 띄엄띄엄 그리.. by khai at 11/25 처음 생각할때의 구도는.. by khai at 11/25 전체적으로 앵글도 문제.. by khai at 11/25 이전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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